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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anni - Inspirato

음악 여행 2015. 12. 23. 16: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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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가 대학에 들어가 생에 두 번째 컴퓨터를 구매하고 나서의 일이라 생각된다. 486 컴퓨터에서 벗어나 드디어 펜티엄에 입문한다는 설레임과 커서만이 깜박이던 도스 화면에서 벗어나 윈도우95(윈도우 3.1이 아니라 윈도우 95였다!!)라는 새로운 문물을 접하게 된 흥분, 그리고 윈도우에 포함된 프로그램들 - 그래! 지뢰찾기는 언제 해도 참 재미있는 게임이었다. 정신차리고 보니 프리쉘도 1번부터 차례대로 클리어한다고 즐기고 있던 날 발견하게 되었다- 을 보며 행복해 했던 기억이 있다.

 이러한 기억들과 함께 또 하나의 기억이 있으니 그건 바로 야니와의 추억이다. 아!! 물론 야니님께서 손수 나의 손을 잡고 놀아주셨다던지, 나에게만 특별히 연주를 해 주고 가셨다던지, 내가 야니의 옆동네에 살아서 지금도 친하게 지낸다던지, 이런 말도 안되는 추억은 아니므로 큰 기대는 하지 않았으면 한다. 생각해 보니 야니가 앞에 있었어도 난 말을 못했을 것이다. 망할 영어!!!

 어찌됐건 컴퓨터를 구매하면서 같이 딸려온 VCD가 있었는데 그 녀석이 바로 야니의 아크로폴리스 공연 실황이었다. 아!! 그 때의 음악적 충격이란!! 잔잔하게 시작하다 오케스트라와 함께 절정에 이르는 첫 곡 산토리니가 아직도 머리속에서 떠나질 않는다. 이 곡을 들으면서 어린 시절 창피함에 배우다가 바이엘 하권에서 멈춘 피아노를 배우지 못한 나의 멍청함을 후회했었다. 그나마 나름 고등학교 방송반이었던 나에게 연주곡은 조지 윈스턴(캐논 변주곡 사랑은 이 때 시작되었다)이 전부였던 그 시절, 야니는 나에게 문화적 충격을 주었다. 하얀 옷으로 깔맞춤하고, 콧수염을 좀 느끼하게 기르시고는 양손을 펼쳐 야니의 양 옆에 놓인 키보드를 두드리시며 단정하게 기른 단발 머리를 흔드시며 무아지경에 빠지시는 모습을 보며 나도 모르게 동경을 하게 되었던 것 같다. ​그리고는 제 3세계 음악에 관심을 갖기 시작한 것 같다. 야니도 제 3세계 음악이라고 해야할까? 아무튼!!



 그 야니가 2008년 앨범을 하나 발매했는데, 'Voices'라는 제목의 앨범이었다. 제목에서 예상할 수 있듯이 연주곡이 아닌 노래 앨범이었다. 이 앨범은 새로 작곡한 음악이 아닌, 익숙한 야니의 음악을 노래로 재탄생시킨 앨범이었다. 늘 듣던 연주곡이 노래로 재탄생되고 내 귀에 울렸을 때.. 이미 난 그 곳에 존재하지 않았다. 콘서트장에 온 기분을 느끼며 눈을 감고 가만히 야니의 음악을 감상할 수밖에 없었다. 나도 모르는 사이에 유튜브에서 공연실황을 검색하여 감상하고 있었으니, 나에게 이 앨범은 감동 그 이상을 선사해준 앨범이었다.

 ​그리고 2014년 또 하나의 앨범을 발매한다. 'Inspirato' 라는 제목의 앨범으로 '영감'이라는 뜻이란다. 야니의 앨범이라는 것만으로도 설레는데, 이름만 들어도 쟁쟁한 가수들(Placido Domingo, Placido Domingo Jr., Renee Fleming, Katherine Jenkins, Nathan Pacheco, Russell Watson 등)이 참여하여 나로 하여금 어서 구매하라고 손짓하는 것만 같았다. 이 앨범은 나를 위한 종합선물세트라는 생각이 들었고, 바로 인터넷을 항해하며 앨범을 구매하기에 이른다. 앨범 구매에도 약간의 에피소드가 있지만, 결국 앨범을 구매했으니 그 이야기는 그냥 넘어가기로 한다. 이 앨범을 처음 듣기 시작한 것이 12월의 어느 날이었을 것이다. 벌써 4개월이 지났음에도 난 여전히 이 앨범을 무한 반복해서 듣고 있다. 출퇴근을 하며 평소 카오디오 볼륨을 5 이상 올리지 않던 내가 9 ~ 12까지 올려가면서 앨범에 심취하고 있다. 문제는 이 앨범은 들으면 들을수록 음악이 새롭게 나에게 다가온다는 것이다.

 

 덤으로 야니의 앨범을 통해 빠져 버린 묘한 매력의 가수 Nathan Pacheco의 음악도 같이 소개한다. 이 음악을 들으면서 더욱 더 Nathan에게 빠져 버렸던 것 같다.

 

 

 

<네이버에 2015.03.23에 올렸던 글을  티스토리로 옮겨와서 다시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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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인문공학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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